살아내다/하루

유사천국

최범준 2011. 12. 15. 11:28
자전거 탄 풍경의 보물을 듣다가 문득 천국이 아이들의 놀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매일같이 공터, 놀이터 등등으로 놀러나가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다 온다. 다음날이 되면 어제 논 게 언제냔듯 또 신나게 나가서 논다. 내 어릴적만 하더라도 하루종일 그냥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고 하는 시간들의 연속이었고, 어느날부턴가 유치원과 학교에 가게되서도 시간은 줄었지 부대껴 노는 것이 즐거운 건 여전하다.

그때의 시간은 '아 내가 하루 얼마를 놀아야겠고 또 몇시간 놀았구나'하는 개념으로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거 재지않고 놀다가 부모님이 한 명 데리러 오거나 꽤 어둑해지면 집으로 돌아갈 줄만 알았다. 즉 시간에 구애를 적게, 혹 안받았다는 것이다. 마치 그 순간만이 영원한듯...

C.S루이스는 그의저서 순전한기독교에서 영원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시간이 천년만년 집행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해되야 한다고 말한다. 탈시간, 탈공간이야말로 진정한 영원에 가까운 의미임을 이야기하는데, 마치 공기가 무한(혹은 적어도 우리가 생존하기 충분할만큼)정 있기에 그것의 양에 구애받지않고 우리가 숨을 쉬는 것처럼 영원에 놓이게 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러니까 우리의 사고와 이성으로 제한하여 이해하던 '시간'이라는 속박 그 자체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천년이나 찬양만하면 어떻게 해요?' '기도를 무한으로드리면 목이 쉬지 않을까요?' 등등의 질문에 답이 될지도.

각설하고, 어린이가 마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종일 뛰어노는, 그것이 지겹다거나 길다거나로 기억되지 않고 그저 그 시간에 존재하는 것을 만끽하는 것이 천국에서 우리의 모습과 유사하지 않을까싶다.

아... 이 한심한 필력이여! 번뜩이는 걸 좀 더 잘 표현해 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