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너와 첫 예배를 드리며 시윤아. 이번 주일은 너와 함께 우리 가족이 다 같이 드리는 첫 예배시간이었다. 너를 안고 차에서 내려 교회 본당에 들어서기 전까지, 들뜨지 않으려 애쓰는 나의 노력은 모조리 수포로 돌아갔지. 네 어머니는 제발 아이를 안고 그렇게 붕뜨지 마라고 말하더구나. ㅎㅎ 예배시간에 너는 네 어머니와 함께 자모실에 올라갔고 나 혼자 예배를 드리면서, 자꾸만 강대상 위에서 목사님의 안수를 받을 네 모습이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더더욱 주보에 필기 열심히 하면서 말씀을 들었지. 그리고 광고의 마지막, 태어나 처음으로 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너를 위해 목사님을 비롯 전 성도가 기도해주시는 가운데 아빤 굉장히 많은 생각이 교차했단다. 너에게 복을 빌어 줄 수 있다. 똑똑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해달라는 것은 당연 아빠로.. 더보기 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시위가 끝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노조에 가입하면서 가속화되었던 문제가 올해 본격적으로 이어져 내내 파업이었다. 단식투쟁을 벌이면서 철야농성도하고, 총장실 앞에서 앉아있기도 하고 운동장에 나와 시위하기도 하고.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무슨 병에 걸린마냥 조용했다. 학교에 복학한 이후 줄곧 참 된 복음화는 사영리를 모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님을 역설해오면서도, 학교에 일어나는 이런 크고 작은 불합리함-하나님의 공의가 무너진 결과에 침묵해왔던 내 부끄러운 모습을 참 많이 괴로워했다. 안녕하세요 열풍이 불 때도 우리학교는 비참했다. 그때 나는 마찬가지로 침묵했다. 대자보에 무언가를 붙일만큼 내가 깨어있지 못하다는 것과 그 이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지만 사실 그걸 감당할만큼의 용기가 없었던.. 더보기 흑백논리가 야기하는 확률오류 우리는 흔히 "성공 아니면 실패니까 확률상 50%잖아. 용기내서 해 봐!"라는 식의 말을 아무렇지않게 하고 또 듣는다. 들을 때마다 묘한 위로가 되고, 마땅한 위로가 떠오르지 않을 때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뭔가 틀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러다 오늘 문득 깨달음이 왔다. 결과의 경우가 두가지 수라고해서 각 결과에 이를 확률이 공평하게 반반일 수는 없다는 것. 이걸 논리쩌는 사람들은 뭐라고 명명을 할텐데 마땅한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네. 결과의 수와 과정의 수? 방법의 수? 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어렵네. 풀어보자면 이렇다. 다음과 같은 동그란 룰렛이 있다. 이 경우 룰렛을 돌리면 얻는 결과는 파랑아니면 빨강, 즉 두 경우 뿐이다. 그러나 빨간 영역보다 파란 영역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빨강에..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