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순절에 즈음하여 지금이야 SNS를 탈퇴해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순절에 즈음하여 SNS는 미디어금식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뜨겁게 달궈진다. 오히려 금식하기 전 보다 더욱 많은 글이 그 시기에 올라온다. 마음은 알겠는데 그 금식하겠다는 메시지에는 수상한 저의도 담겨있어보이는 건 순전히 내 삐뚤어짐 때문일까? 금식을 할 때 얼굴에 기름을 바르고 머리를 단장하라고 했고, 골방에 들어가 몰래 하라고 했던 말씀은 제자훈련 숙제로 곧잘 외우면서 말이다. 성서는 명제적 지식이 아니라 기술적 지식에 해당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종교적 성취를 통한 안도감을 누리기 위해 수많은 명제적 지식을 공부한다. 그건 영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발 되지도 않는 관습적인 금식 말고 진짜 마음을 찢는 금식을 했으면 좋겠다. 학교에선 비.. 더보기
강의를 하다가 가르침에대한 나의 은사와 적성일치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있다. 물론 이 점이 "완벽"을 뜻하지는 않지만. 오늘 중3들을 가르치다가 독서습관에대해 이야기를 한 점이 불현듯 떠오른다. 마침 성장소설의 대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다루다보니 가르침의 습관과 나의 성장과정을 자연스레 묶게된다. 머리로 아는 영역들을 풀어놓는 게 쉽지않다. 부지중 내뱉는 말들과 온갖 반언어, 비언어적 표현들은 내 머리와 몸의 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간곡하게 말한 것이 혹시 고압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을지, 빠른 말과 큰 소리가 습관을 넘어 모종의 억압이 되지는 않았을지, 하지말라보다 이런건 어떨까?라고 대안제시를 하는 것이 얼마나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는지 등등... 나 자신의 스승은 나다!-라고, 언뜻 들으면 크리스찬이 할 말.. 더보기
삭개오 일화를 묵상하며 - 2.내면화된 영성, 멀어지는 용납 삭개오. 사회적 권위는 가지고 있었지만 동족에게 외면당했던 사람. 동족으로부터의 소외감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입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당사자가 오버하는 거라 생각할 만큼 말이죠. 그러나 이 소외감, 단절의 고통은 인간이 지닌 태초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거절감정을 경험한 가인이 결국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살인자가 된 것을 보십시오(물론 그 거절감정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 삭개오가 본래부터 재물을 많이 모으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예수를 영접할 때 우리에게 자유함 또는 자유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찾아오는데, 삭개오가 벗어던진 것은 바로 그 ‘모아둔 재물’이기 때문이죠. 앞서 쓴 글에서 이 점에 좀 더 주안을 두었으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죄인 삭개.. 더보기